세대상생 일자리 특별위원회 출범, 청년-중고령층 갈등 짚어보기 (2)

정년연장이 실제 고용에 남긴 흔적, 그리고 상생을 위해 남은 과제


1편에서는 「세대상생 일자리 특별위원회」가 어떤 배경으로 출범했는지, 그리고 정년연장을 둘러싼 청년-중고령층 갈등이 왜 이렇게 오래 이어져 왔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이 갈등이 실제 고용 통계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최근 노동계와 정치권 사이에서는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를 짚어보고 제 나름의 생각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정년연장, 청년 고용에는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나?

정년연장이 청년 고용을 줄인다는 이야기는 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년 연장이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에 미치는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이 질문에 답을 내놨습니다. 흥미로운 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가. 민간기업: 고령층은 늘고, 청년은 줄었다

2016년 절반 이상의 민간기업이 정년을 50대 중후반에서 60세로 늘리자 고령층 고용은 늘었습니다. 근로자가 많은 대기업일수록 그 효과가 더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청년 고용은 줄었습니다. 정년 연장 폭이 클수록 청년고용 감소도 더 뚜렷했다고 하니, 정년연장과 청년고용 감소 사이에 꽤 뚜렷한 연관성이 있었던 셈입니다.

나. 공공기관: 고령층도 청년도 함께 늘었다

반면 공공기관에서는 정년이 늘어나면서 고령층 고용은 물론 청년 고용까지 함께 늘었습니다. 비결은 두 가지 장치를 같이 썼다는 데 있습니다. 공공기관은 정년연장 이전부터 정원의 3%를 청년으로 채용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고, 여기에 임금피크제를 함께 도입해 퇴직을 앞둔 고령층 근로자의 임금을 줄인 재원을 청년 채용에 활용한 겁니다. 그 결과 고령층과 청년 일자리가 동시에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정년연장인데도 결과가 이렇게 갈리는 걸 보면, “정년연장은 곧 청년채용 감소”라는 단순한 공식이 항상 맞지는 않는 듯합니다. 임금피크제 같은 보완 장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정년연장 청년고용 영향 비교표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정년연장 청년고용 영향 비교표

2. 노동계와 여당, 정년연장 속도를 둘러싼 최근 갈등

특위가 출범하기 전에도 정년연장을 둘러싼 신경전은 계속돼 왔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굵직한 갈등이 다섯 차례 있었습니다.

시기내용
2026.1.23국민의힘 “정년연장, 지방선거 후 입법” 제안 → 한국노총 반발, 관계자 퇴장
2026.2.25한국노총, 정년연장 관철 위해 ‘청년 상생’ 모색 행보
2026.6.11양대노총, 민주당 정년연장안 비판 “소득 공백 해소해야”
2026.6.16양대노총, 국회 기자회견 “정년연장 공약 이행하라…일방적 임금체계 개편 안돼”
2026.6.17“장고 중”인 민주당에 양대노총 “즉각 정년연장” 촉구

흐름을 보면 노동계는 시종일관 ‘온전한 정년연장’을 요구해 왔고, 정치권은 속도 조절과 입법 시기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6월 들어서는 임금체계 개편 방식을 놓고 온도차가 뚜렷해졌습니다. 노동계는 근로자 과반이나 노조 동의 없이 임금체계를 불리하게 바꾸는 것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이런 줄다리기가 이어지던 와중에 8월 6일 세대상생 일자리 특별위원회가 출범한 겁니다. 노동계와 정치권이 정년연장 속도를 놓고 씨름하는 사이, 통합위는 청년과 중고령층을 함께 아우르는 별도 채널을 만들어 이 문제를 풀어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년연장을 촉구한 노동계 기자회견 발언과 2026년 상반기 충돌 일지
정년연장을 촉구한 노동계 기자회견 발언과 2026년 상반기 충돌 일지

3. 수치로 보는 청년-중고령층 고용 현황

체감이 아니라 숫자로 보면 상황은 어떨까요?

청년층(15~29세) 고용지표는 2026년 6월 기준 고용률 43.9%로 전년 동월보다 1.7%p 낮아졌습니다. 2024년 5월 이후 26개월째 이어진 하락세입니다. 실업률은 7.0%로 0.9%p 올랐고,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7000명 줄었습니다.

반면 고령층(55~79세) 지표는 정반대입니다. 2026년 5월 기준 경제활동참가율은 60.9%, 고용률은 59.5%로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고령층 취업자는 1012만5000명으로,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고, 경제활동인구도 1036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35만2000명 늘었습니다. 고령층 안에서도 연령대별 차이는 있습니다. 55~64세 경제활동참가율은 73.1%인 반면 65~79세는 48.9%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참가율이 뚝 떨어집니다.

구분청년층(15~29세)고령층(55~79세)
기준 시점2026.62026.5
고용률43.9% (전년비 -1.7%p)59.5% (역대 최고)
취업자 증감전년비 -19만7000명전년비 +34만5000명

한쪽은 취업자가 줄고 다른 쪽은 늘어나는 그림이 나란히 겹쳐 있으니, 청년층이 느끼는 위기감이 왜 이렇게 큰지 짐작이 갑니다.

여기에 한국 노인빈곤율이 35.9%로 OECD 평균(14.8%)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는 점도 정년연장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배경입니다. 정년연장에 대한 찬성률이 88.3%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한국과 OECD 평균 노인빈곤율 비교
한국과 OECD 평균 노인빈곤율 비교

4. 세대 갈등이 아니라 상생의 방향을 찾아야 할 때

여기까지 자료를 찾아보고 나니, 이 문제를 단순히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로 가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층의 불안도, 고령층의 안정에 대한 요구도 저마다 근거가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만 KDI 연구가 보여준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차이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같은 정년연장이라도 청년채용 의무나 임금피크제 같은 보완 장치를 함께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연장이냐 아니냐’의 이분법보다는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더 가까운 질문이라는 걸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석연 통합위원장이 특위 출범사에서 “일자리 문제는 세대 간 대립이 아닌, 함께 풀어가야 할 통합의 핵심 과제”라고 한 말이 새삼 와닿습니다. 특위가 앞으로 내놓을 세부 정책과제가 청년과 중고령층 중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방식이 아니라, 둘을 같이 살리는 설계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특위의 다음 행보를 계속 지켜보고 그동안의 실패한 시도가 이번에는 잘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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