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형·DC형 퇴직연금 중도인출 차이부터 퇴직소득세, 세액공제까지
1편에서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한 법정 사유 7가지와 신청 절차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한 걸음 더 들어가, DB형·DC형 퇴직연금과 IRP 중도인출은 어떻게 다른지, 정산받은 돈에는 세금이 어떻게 붙는지, 그리고 실제로 자주 나오는 오해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특히 “퇴직금 중간정산”과 “IRP 중도인출”을 같은 말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둘은 적용 근거부터 다른 별개의 제도입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목차
4. 퇴직금 종류에 따라 중간정산 가능 여부가 다릅니다
1편에서 살펴본 법정 사유는 모든 퇴직급여 제도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퇴직급여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애초에 중간정산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퇴직급여 제도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가. DB형(확정급여형)
퇴직 시점의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로 급여 수준이 미리 정해지고, 회사가 사외에 적립·운용하는 방식입니다. DB형은 중도인출 기능 자체가 없습니다. 실무에서도 “중간정산을 신청했는데 DB형이라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는 질문이 올라올 정도로 혼동이 흔한 부분입니다.
나. DC형(확정기여형)
회사가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개인 명의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해 실적에 따라 최종 급여가 달라지는 방식입니다. DC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4조가 정한 아래 사유에 해당하면 중도인출이 가능합니다.
- 무주택자인 가입자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재직 중 1회)
- 무주택자인 가입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임차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사업장당 1회)
- 가입자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으로, 연간 임금총액의 1,000분의 125를 초과하는 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
- 중도인출 신청일로부터 역산 5년 이내에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 중도인출 신청일로부터 역산 5년 이내에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 천재지변으로 가입자 또는 부양가족이 피해를 입은 경우(고용노동부 고시 기준)
- 휴업으로 인한 임금 감소 또는 재난 피해로 발생한 담보대출의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된 경우
다. 일반 퇴직금(사외적립 없이 회사가 직접 지급)
1편에서 다룬 7가지 법정 사유를 충족하면 중간정산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 무주택자인 근로자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거주 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임차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사업장당 1회 한정)
- 근로자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으로, 연간 임금총액의 1,000분의 125를 초과하는 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
- 신청일로부터 역산 5년 이내에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 신청일로부터 역산 5년 이내에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 사용자가 임금피크제 등으로 정년 연장·보장을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는 경우
- 천재지변이나 이에 준하는 재해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라. IRP(개인형 퇴직연금) 중도인출
이미 IRP 계좌로 옮겨둔 돈을 가입자가 부득이한 사유로 미리 꺼내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득이한 사유’는 IRP(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8조)에 근거가 있는데, DC형과 적용 조문(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4조)은 다르지만, 두 조문이 같은 근거 조항을 가져다 쓰기 때문에 DC형과 실질적으로 같습니다.
회사에 신청하는 “중간정산”과는 절차와 근거가 다른 별개의 개념입니다. 이 부분은 6번 항목에서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5. 중간정산 받은 돈에 대한 세금 처리
중간정산으로 받는 금액도 퇴직소득세 과세 대상입니다. 정상적으로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과 똑같이 세금이 붙는다는 뜻입니다.
그럼 세금을 늦추거나 줄일 방법은 없을까요. 정산받는 금액을 바로 현금으로 받지 않고 IRP 계좌로 이전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실제로 인출할 때까지 과세를 미루는 과세이연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IRP 계좌 안에서 운용 수익이 나도 인출 전까지는 마찬가지로 과세되지 않습니다.
이후 연금 형태로 나눠 받으면 세율이 더 낮아집니다.
| 연금 수령 연차 | 세율 감면 폭 |
|---|---|
| 10년 차까지 | 원래 퇴직소득세의 70%만 부담 |
| 11~20년 차 | 60%만 부담 |
| 21년 차 이상 | 50%만 부담 |
오래 나눠 받을수록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IRP·연금저축 계좌는 세금 처리와 별개로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도 있습니다. 이 공제는 중간정산 여부와 무관하게 매년 새로 납입하는 금액에 적용되는 한도라, 중간정산을 받았다고 공제 자격이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않습니다.
- 납입 한도: IRP와 연금저축을 합산해 연간 900만 원까지
- 공제율: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6.5%(최대 148만 5천 원), 5,500만 원 초과는 13.2%(최대 111만 8천 원)
- ISA 전환 시 추가 공제: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전환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더 공제
다만 중간정산금을 IRP로 옮기지 않고 현금으로 바로 받으면 그 시점에 퇴직소득세를 정산해서 내야 하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았을 때 누릴 수 있었던 세율 감면 기회는 그만큼 사라집니다.

6. 자주 나오는 오해와 실수
중간정산을 알아보다 보면 실제 제도와 다르게 알고 있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대표적인 네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가. “사유만 있으면 아무 때나, 무제한 신청할 수 있다”는 오해
실제로는 시행령이 정한 법정 사유에 해당해야 하고, 전세금·보증금 사유처럼 하나의 사업장에서 1회로 한정되는 항목도 있습니다. 사유별로 신청 기한도 정해져 있어서, 사유가 생겼다고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나. “법정 사유에 해당하면 회사가 반드시 승인해줘야 한다”는 오해
시행령 조문은 “요구가 있으면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사유를 충족해도 회사가 승낙하지 않으면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유 충족이 곧 지급 의무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 DB형과 DC형을 구분하지 않고 “퇴직금은 다 중간정산된다”고 생각하는 오해
4번에서 살펴본 것처럼 DB형은 중도인출 기능 자체가 없어 신청이 불가능합니다. 본인이 어떤 제도에 가입돼 있는지부터 회사에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라. 회사에서 받는 “중간정산”과 IRP 계좌에서 꺼내는 “중도인출”을 같은 것으로 혼동
둘은 적용 근거와 절차가 다른 별개의 개념입니다.
중간정산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2조와 시행령 제14조를 근거로 하고, IRP 중도인출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4조와 시행령 제18조를 근거로 합니다.
또한 중간정산은 재직 중인 회사에 신청하는 것이고, 중도인출은 가입자가 이미 IRP 계좌에 들어가 있는 돈을 부득이한 사유로 꺼내는 것입니다.

결국 중간정산을 신청하기 전에 확인할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본인이 DB형인지 DC형인지부터 확인하고, 법정 사유와 신청 기한을 맞춘 뒤, 정산받은 금액을 현금으로 받을지 IRP로 옮길지 미리 정하는 것입니다. 사유별 신청 절차와 필요 서류는 1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